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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좀 안될까요?

밝은집 2021.02.14 16:22 조회 수 : 9

                  20201115일                                 유보현 목사

 

오늘은 주일입니다.

오후예배를 드린 후, 요양원을 나와, 휴양원 생활관으로 내려오면서 보니, 휴양원 현관 유리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 빠른 걸음으로 들어 가 보니,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거실 소파에 앉아 계셨습니다. 머리를 곱게 빗어 넘기시고 단정한

양복을 입으시고 마스크도 쓰신 노신사였습니다.

제가 들어 서자, 자리에서 일어 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이시죠? 홈페이지 보고 왔습니다. 사진도 보고 글도 읽어봤구요'

혼자 오신 것을 보며 짐작이 갔습니다. 마음이 착잡하고 걱정스러워졌습니다.

"휴양원에는 여자 노인네만 입소한다고 되어 있던데, 저 같은 사람은 좀 받아 주시면 안될까요?"

눈빛이 간절하셔서 마주 뵙기가 민망하였습니다.

4년 전에 50년 해로한 아내와 사별하셨답니다.

아들 내외가 착하지만 함께 살면 불편 할 것 같아서, 세상이 편한 세상이라, 집을 정리하고 작은 오피스텔 하나 사서 혼자 사셨답니다.

즐거운 일은 없었지만 그럭 저럭 편히 지내셨는데 이제는 혼자 사시는게 겁이 나기 시작하셨답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아들집에 들어 가기는 싫고, 고비용의 실버 홈은 비용도 문제지만, 성격에 맞지를 않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홈페이지를 보시고, 며칠을 고민하고 잠을 설치시다가 한번 가보기나 하자 하고 오셨답니다. 와서 보시니, 입구에 계곡이며 넓은

잔디정원과 실내가 마치 고향집에 온 듯, 금방 정이 들고 "~ 나도 여기서 가족이 되어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시더랍니다.

맘이 아팠습니다. 어떻게 말씀 드려야할지 고민이 되어 잠시 머뭇 거렸습니다.

어르신이 그런 나를 보고 말씀 하셨습니다.

"안되겠지요? 차라리 어디가 아퍼서 여기 요양원이라도 들어 올수 있으면 좋겠는데 . ."어르신이 체념하신듯 혼잣말 처럼 하셨습니다.

 

휴양원은 1991년부터, 그러니까 30년 전 부터, 무의탁 할머니들과 가족이 되어 살 던 집입니다.

정원이 넓고 남향의 거실도 넓고 방이 13개인데 방이며 화장실이며 목욕탕이며 주방이며 다 둘러 보신 모양입니다.

"지금, 비어 있잖아요? 할머니 보다 혼자 된 할아버지들이 갈곳이 없어요. 차라리 할아버지들만 모아서 들이면 안될까요?"

나는 너무 죄송하고 안타깝고 힘들었지만 답을 드릴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건물은 화장실, 목욕실 등 구조가 여자용으로 지어져 있다는 것.  나와 전도사님이 결혼을 안하고 살아서 원래 할머니들만 모셨다는것.

조리사 겸 총무를 맡는 여직원을 두어, 남자 내외할 것 없이 여자들끼리 편히 사용하도록 운영해왔다는 것.

용문 전철역 까지 모셔다 드렸습니다.

그동안 휴양원은, 할아버지가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를 아래 건물인 휴양원에 모셔서 생이별없이 만나고 싶으실 때. 또는 주일 예배 때 만나시도록 돕는 집으로 사용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세월이 지나 실내 생활도 어려워지신 할머니가 요양등급을 받아 요양원 2인실로 올라가셔서 할아버지와 노부부 신혼가정 (?)을 이루시고, 백세 가까운 어머니 옆에서 일주일을 보낸 미국사는 따님도 휴양원에서 묵었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불편하고 혼자 "밥 해먹고 살기에는 힘이 부친" 교회 권사님들과 건강상 편한 맘으로 기도하며 휴양하길 원하시는 분들이 쉬며 건강을 회복하고 가시고 달리 정해진 프로그램이 없이 자유로운 개인 생활의 독립이 가능하니 천국같다고 하시면서 사셨습니다가족간의 친밀도 역시 여기 사시는 동안 깊어져 우리에게 보람을 안겨주었습니다.

발바닥이 보랏빛을 띄던 권사님 한분도 당뇨병이 다 나아 댁으로 가셨습니다.

지난 봄에만 해도 일곱분 계시던 어르신들이 한분도 안계시니 휴양원 그 큰 집과 정원이 썰렁합니다.. 혼자 사시기는 외롭고,지루하신 할머니, 홀로 사시는 노모가 안심이 안되어 늘 불안하거나 노모의 신앙생활을 믿고 맡기고 싶은 자녀들의 고민을 돕는 목적으로 운영하는 시설이 휴양원인데 코로나 상황이 되면서 이동이 여의치 않습니다.

상주하는 직원을 두어야 하니 적어도 다섯분은 되어야 문을 열 터인데, 코로나 방역 으로 낯선 사람을 들이기가 쉽지 않아 아직 비어두었는데, 빈방을 두고 모시지 못하니 몹씨 안타깝습니다.

호산나교회 휴양원이 정식 시설명 입니다.

종교시설이므로 기도원처럼 125,000,장기 휴양자는 월 65만원 생활비를 받으며 11실입니다.

입퇴실이 자유롭고 주일 예배시간 외에는 자유롭습니다.

신분이 확실한 분들만 10분 이내로 모셔드리는데 "여자 어르신만 " 모십니다.

봄에만 해도 거실에서 찬송가 소리, 옛 가요가 흘러 나왔었습니다.

정원 잔디위에서 보행기를 밀고 걸으시는 어르신, 운동하시는 어르신, 그네타시는 어르신, 평상에 앉아 담소하시는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듣기 좋았었습니다.

다시 보호자 신분이 확실한 어르신들을 모셔 웃음소리를 듣는 평화의 집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사실은, 외롭고 영혼이 고단한 할아버지들의 안식처가 더 시급히 필요한것 같습니다.

할머니들 보다 더 외로운 그늘이 깊습니다. 더 쓸쓸한 노년을 지내시는 분들입니다.

그분들이 원하시는 것은 가족, 가족과 같은 "함께 하는 삶" 이며, 식사를 하시는지, 불편한 데는 없으신지, 한 지붕 아래서 서로 알아 주고,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들에게 얘기하실 수 있어 혼자 노년을 보내시는 나날이 주는 불안감에서의 놓여남 인데 매정히, 받아 드리지 못해 잠이 안옵니다. 특별한 무엇을 바라시는 것도 아닌데, 그저 함께 가족이 되어 사는 것을 원하시는데 가족이 되어드리지 못했습니다.

어르신의 말씀이 잊히지 않습니다.

'혼자 사는게 무서워 지더라구요. 즐거운게 하나도 없어요. 내가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안해 봤어요. 늙는 게, 혼자 늙는 게 제일 무서운 걸 몰랐어요. 며칠이 지나도록 한마디 말도 안 할 때가 있어요. 편한데 그 고립이 무서워요.이것 저것 다 필요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인기척 듣고 사는게 그게 제일이예요"

저 뒷산 한 켠에 남자 어르신들의 가정을 하나 더 만들어 모셔야 할까요어떻게 하여야 할까요?

어르신 . 죄송해요. 죄송해요정말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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