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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중에

밝은집 2021.02.14 16:07 조회 수 : 4

                   2020.1.1                유 보현 목사

 

이제 내 시간

내가 나를 가질 시간.

어느 결에 길게 자란 손톱이 보이고

어디서 긁혔을까

주인의 無心을 나무라듯

손등에 실금같은 붉은 자국.

 

고요속에

벽시계는 하루 내 숨겼던 제소리를 키우고

탁상일기 빈칸에 몇 글자로 구겨 넣은 긴 하루.

 

나는, 없는 것이 있는 것이다.

나는, 모양도 소리도 냄새도 없는 것이

비로소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도 내가 있었다.

부정되지 않는 내가 있었다.

지난 하루

내가 있음으로 사실은 내가 없었다.

 

주여.

내가 없음으로 내가 있게 하소서

이 밤바람 품 속에

저 밤하늘 아름에 나를 흩어 묻어

나는 없음으로

비로소 내가 있음을 잊지 않게 하소서

내가 없음으로 내가 있음을

잘 박힌 못처럼 심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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