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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이별과 재회

밝은집 2021.02.14 15:35 조회 수 : 2

                  2020.7.23.                                     유 보현 목사

 

3년 몇 개월 전, O녀 어르신을 처음 만났습니다.

소변 줄을 매단 채, 눈을 꼭 감고 누워 오셨습니다.

병원에서 오셨는데, 등에는 몇 군데 욕창이 있고 엉덩이 부분은 속 뼈 가까이 상처가 깊어

멸균거즈로 심을 박고 오셨습니다.

심한 욕창과 야위고 기력 없으신 어르신의 입소를 결정하며, 수고가 많을 간호팀과 요양팀 모두에게 조금 미안했지만 일생 믿음을 지켜 오신 권사님이시라니 밝은집에서 다시 깨끗한 몸으로, 신앙으로 준비하고 하나님 앞에 가시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저는 보호자 분에게 "욕창 관리를 전적으로 밝은집요양원에 맡기겠다."는 확약서를 받고 우리가 직접 준비해 둔 약제를 이용해서 우리식의 욕창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욕창에도 새살이 돋고 외피가 덮히고, 소변 줄도 제거하고 메디푸드, 미음, 죽을 이어 드시며 주일예배도 참예하셨습니다. 이동 침대에 누우시거나 어떤 때는 휠체어에 앉으셔서 예배에 참석하셨습니다.

 

성찬식 때, 누우신 성도 분들의 경우, 원장 전도사님이 상체를 비스듬히 올려 안고 참예하시도록 돕지만, 이 권사님께는 행여 염려스러워 성찬을 나누지 못한 것은 지금도 아쉽습니다. 간혹, 입을 오물오물하시며 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찬송을 부르시며 맑은 눈빛으로 쳐다보시며 웃으셔서 모두를 미소짓게 하셨습니다.

 

이 권사님이 며칠 전 소천하셨습니다.

특별침실에 누우신 권사님의 침대를 창가로 옮기고, 코로나 19 때문에,

자녀들은 유리창 밖에서 이별의 시간을 가졌고

우리 밝은집 직원들이 권사님 곁을 지켰습니다.

 

지난 주일엔, 얼굴을 오른쪽으로 돌려 강대상을 향해 누워계시던 자리로 눈길이 자주 가고 첫 만남도 떠 올려졌습니다.

이젠 주님 앞에서 재회할 날만 남았는데, 천국에서 상봉할 그 때,

우릴 보시고 반가워서 뛰어 나와 맞아 주실까요?

아마 그러실 겁니다. 권사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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