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옷을 껴입고 나가
요양원 너른 마당에 서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요양실을 봅니다.
숲은 고요하고 사위는 캄캄한데
한 올 밤바람이라도 스며들 세라
여미어 닫은 커튼 자락이 유리창 너머로 보이고
조용조용 보살펴드리는 직원들이 고마워집니다.
어르신들도 조용히 아무 소리 없으시고 . . .
모두 편안하신게지요, 오늘 밤은 . . .
밤하늘을 보면
큰 별 작은 별이 조용히 내려 다 봅니다.
저 푸른 별, 주황별을 넘어 저 높은 어디 쯤,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는
하늘 아버지도 이 밤에 밝은집을 보시겠지요?
나도 가만 가만 조용조용 내려옵니다.
밤바람이 달고 시원합니다.
마른 잎 사각대는 소리가 음악 같습니다.
귀 밝은 청계가 잠결에 깨어 나
꼬올 꼬오올 아는 척을 하더니 이내 잠이 듭니다.
어르신이 편안하시면 세상이 모두 편안합니다.
어느덧 밝은집 나이 서른을 앞두고
편안한 세상을 만드는, 언제나 밝은집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20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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