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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세상이 된다면!

밝은집 2020.12.17 22:30 조회 수 : 10

우리 밝은집은 두 분이 한 방을 쓰시는 온돌 구조입니다.
매일 매일 나란히 요를 깔고 이불을 덮고 누우시니 한방 식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정이 깊어지십니다.
한분이 외박이라도 하시게 되면 쓸쓸 해 하시고 요양사에게 ‘같이 자자’고 떼를 쓰기도
하시고  돌아오시면 얼굴이 환해지셔서 기쁨으로 맞이하십니다.
영감님의 생신날, 자녀들은 치매가 있으신 우OO 할머니를 댁으로 모시고 갔고
삼일 동안 방 식구는 동짓달 긴긴 밤에 독수공방이 되었습니다.
저녁마다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시며 함께 잠이 드셨는데 혼자 남은  장OO어르신은
아이처럼 혼자 잠자리에 드는 것을 싫어하셨습니다.
‘ 나 혼자 자라구?’
‘ 어디 갔어? 나 혼자 자기 싫어’
‘ 왜 그래?  나 싫어서 갔어? 이제 안와?’
엄마 잃은 아기같이 안스러워 요양사들은 잠드실 동안 임시 엄마가 되었습니다.
모두들 이런 저런 이유로 우OO 할머니가 돌아오시길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돌아오시던 날.
모임방에 있는 모든 식구들이 반가움과 기쁨과 환호로 우 할머니를 맞았습니다.
‘영감님한테 갔다 오더니 얼굴이 더 이뻐졌네’
‘그래 막내 하나 맹글었어?’
환영사에는 좀 야스런 할머니들의 인사도 있었는데 웃으며 들어오신 우 할머니는
장어르신 앞으로 가서 앉으셨습니다.
아주 미안하신 얼굴로 두 손을 맞잡으셨습니다.
‘엄마, 나 찾지 않았어?’
감격으로 얼굴만 쳐다보시는 장어르신을 대신하여  우리가 대답을 드렸습니다.
‘아, 어디 갔느냐구 찾으시고 내가 뭘 잘못했느냐구 그러셨어요.’
‘저녁마다 나 혼자 자야하느냐구 몹시 찾으셨어요. 애기처럼.’
맘이 약해지신 우 할머니는
‘엄마가 뭘 잘못 해. 집에 잠간 갔다 온 거지’ 하셨습니다.
치매가 있으신 어르신들이 외박을 하고 오시면 약간의 혼돈이 일어나고 며칠이 지나야
안정이 되시므로 우리는 얼마나 우 할머니가 장 어르신에게 ‘소중한’ 분인지 말씀드려서
다시 완벽한 삼일전으로 적응되시도록 한 마디씩 설명드렸습니다.
‘할머니가 어르신에게 얼마나 잘하셨는지 우리도 다 알아요.’
차츰 분위기에 젖은 우리 얘기도 픽션이 되어 갔습니다.
‘장어르신도 우리 며느리같이 효성스런 며느린 없다고 그렇게 찾으시더라구요.’
‘그럼요, 아들보다도 난 며느리가 최고야 하셨어요’
우 할머니 눈에 눈물이 흐르고 장 어르신을 껴안으셨습니다.
‘엄마, 엄말 두고 내가 어딜 가. 엄마가 여기 있는데’
한바탕 모임방을 감동의 물결로 덮으신 우 할머니는 별다른 심리적 부적응없이,
행복해지신 장어르신은 다시 편안하게 서로를 의지하며 감싸며 따뜻하게 지내고 계십니다.
요양사들도 기저귀를 갈아 드릴 때마다 ‘엄마, 기저귀 갈아 드릴께요’ 하고 갈아드립니다.
치매면 어떻습니까.
몸만 건강하고 차갑고 사나운 젊은 사람보다 훈훈하지 않습니까.
정말 고부간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올라 올라 올라가면 다 같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서 나와 흩어진 한 가족 아닙니까.
개인주의와 가족이기주의 때문에 일어나는 살벌함과 고독한 상처를 감싸는 따뜻한 붕대가 되고, 인간관계의 소름 돋는 냉기를 서로 쓰다듬고 가슴으로 품는 마음 씀씀이가 동지섣달 꽃보다 아름답지 않습니까.
세상은 변한다 해도 적어도 교회에는 부자도 높은 사람도 없이 모두다 하나님의 한 권속으로 귀족도 없고 무시되는 사람도 없이 다 똑같이 소중한 한 가족 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교회는, 기독교인들은 더 더욱 그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교회의 헌금은 하나님께 드린 것이므로 부자교회, 대형교회의 헌금이 그 교회 내에서만 호화롭게 쓰이지 않아야 합니다.
모두의 하나님, 그 하나님 앞에 드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나누고 남을 내 가족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합니다.
이런 세상! 얼마나 평화롭고 따뜻한가요?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울까요?
그런 세상이 먼저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교회 안에서 먼저! 믿는 이에게서 먼저!

“늙은이를 꾸짖지 말고 권하되 아비에게 하듯 하며 젊은이를 형제에게 하듯 하고
늙은 여자를 어미에게 하듯 하며 젊은 여자를 일절 깨끗함으로 자매에게 하듯 하라“
                          (디모데전서 5: 1~2)

 

201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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