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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서는 못자요

밝은집 2021.02.13 15:39 조회 수 : 1

                                           2014,10.8.                             유 보현 목사

 

오늘 나 혼자 자야 되요?”

원장님이 말없이 웃는다.

거실 소파에 앉아 계시던 이 O희 어르신이 TV를 보고 있는 원장님에게

질문을 이어 가신다. 매일 저녁..

나 혼자서 못 자는데.. , 혼자서는 못자요. 쓸쓸해서

그럼 누구랑 주무실래요?”

누군 누구예요, 원장님하고 같이 자야지

구관을 리모델링하여 실버홈(양로홈)으로 개원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처음 식구는 모두 4분 어르신.

두 분은 새로 입주하신 노부부, 두 분은 요양원에 일반인으로 계시던 어르신이다. 요양원에 계시다 옮기신 이 O희 어르신의, 그동안 밝아지셨던 마음이 환경이 바뀌니, 처음 요양원에 오실 때처럼 다시 어두워지고 우울해지셨다. 실버홈은 요양등급과 상관없이 누구나 오실 수 있는 일반 생활시설이므로 모두 걸으시고 기저귀 하실 일은 없지만 마음과 정신까지 다 건강하신 것은 아니며 머지않아 요양원으로 전원되실 분들도 계시다. 독립생활이 힘겨우신 분들이나 노부모님의 안위가 항상 불안한 자녀들, 전원에서 편안하고 지루하지 않은 노년을 보내시려는 분들이 상담을 해 오신다. 요양원은 시설수급 요양판정을 받으셔야 입소가 가능하니 이제는 요양보험의 수혜를 받을 수 없는 분들의 대안이 실버홈인 것이다.

요양원은 못 가시고 가정보호는 어려우신 어르신들에게 사회복지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 법정 직원이 함께하는 시설보호가 대안인 것인데 언제 요양원으로 전원되실지 모르므로 긴 시간의 입주를 생각하여 보호자의 부담을 줄이려 노력했지만 어르신들이 우리 마음을 어찌 아실까

오늘로 8일째. 원장님은 할머니와 룸메이트로 지낸다.

내가 끼어 들었다

잠자리가 쓸쓸하고 외로우시면 제가 멋진 할아버지 한번 찾아 뫼실까요?”

으이구...내가 팔십 셋인데 무신 영감을 해

그래도 가을인데 옆구리가 시려서 잠 못 드시느니 그것도 괜찮잖아요

제가 주례 서지요 뭐.“

한바탕 웃고 관심을 받으신 할머니의 마음도 조금 밝아지신 듯 했다..

근데 왜 나를 거기(요양원)에 놔두지 않고 여기루(실버홈)갖다 놨죠?”

거긴 많이 아프셔서 수발을 받으셔야 할 분들이 계시는 곳인데

할머니는 다 움직이시고 똑똑하셔서요

내가 뭘,,옛날부터 귀에서 왱왱거려서 머리가 아파 죽겠는데

그런데 그런 병은 나라에서 안 알아주나 봐요.”

여긴 그래 얼마예요, 한 달에 얼마나 내요?”

두분이 방을 함께 쓰시면 70만원, 혼자 독실 쓰시면 90만원 이예요

거기는요

요양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에 50만원 이쪽저쪽 이예요

근데 여긴 왜 더 비싸요?”

나라에서 한 푼도 지원해주지 않으니까요. 월급도 나가고

나라에서 왜 안줘요?”

조금 불편하신 분들까지 도와 드리면 나랏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아이 별꼴야. 왜 누군 주고 누군 안줘

조금 지나 다시 물으신다. 아주 옆으로 돌아앉으시고.

난 거기가 좋은데 왜 여기루 데려다 놨어요?”

거긴 요양원이라 요양등급을 받으셔야 해요

여기는요?”

등급과 상관없이 누구나 들어오실 수 있는 곳 이예요

여긴 얼마예요?”

두 분이 방 쓰시면 70만원, 혼자 쓰시면 90만원요

거기는요?”

다 합쳐서 50만원 이쪽 저쪽이예요

여기는 왜 더 비싸요?”

그냥 있으면 무한 반복이다.

원장님에게 미안해서 내가 좀 거든다.

할머니는 몇 살에 시집 가셨어요?”

나는 스물 두 살, 신랑은 스물 한 살

신랑 얼굴은 맘에 드셨어요?”

첫날밤 자고 나서 아침에 얼굴 첨 봤어요.

그러나 저러나 오늘 나 혼자 못자요. 외로워서. 원장님하고 자야지

할수 없다. 원장님의 할머니 룸 메이트 기간이 길어질 것 같다.

내일은 모시고 오크벨리 드라이브나 해드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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